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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TEMERAIRE) 1~4 - 나오미 노빅 (★★★★)
Book/Review | 2008/06/2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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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유럽을 휩쓸던 시대에 용이 존재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당시 프랑스 전쟁사에 빠삭하고,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으며, D&D 기반 게임 제작에 참여한 경력까지 있는 다소 특이한 이력의 판타지 골수 마니아 나오미 노빅의 손에 의해 구체화된 것이 바로 이 테메레르라는 소설.


테메레르의 강점은 나폴레옹이 집권하던 중세시대에 용과 인간이 공존한다는 아이디어를 밑바탕으로 정밀하게 짜여진 세계관에 있다. 용의 존재를 당시 생활상과 세계사에 녹여낸 작가의 시도는 도무지 처녀작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게다가 용에 대한 처우, 노예 무역, 성역할 등의 화제를 통해 인권 문제까지 담아내는 등 이야기를 다루는 능력은 유명 중견 작가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테메레르가 매력적으로 와닿았던 부분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세세하게 묘사함으로서 잘 형성된 세계관의 매력을 극적으로 살려낸다는 것이다. 권을 거듭할 수록 작은 설정 하나하나에 대한 묘사가 더욱 치밀해져, 나중에 가서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부분까지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나 싶은 감탄이 터질 정도다. 덕분에 큰 이야기 줄기를 따라가는 것 외에도 소소한 설정이 주는 재미에 빠져 소설 속 세계를 상상하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총 여섯 권 완결로 예정된 테메레르는 현재 네 번째 권까지 출간된 상태다. 첫 권이 잘 짜여진 세계관과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이었다면,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작가는 첫 번째 토끼를 꽉 붙잡아 매는 대신 두 번째 토끼 관리에 소홀한 모습이다. 첫 권을 손에 잡았을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빠져들어 읽었는데, 네 번째 권까지 읽고난 지금은 첫 권을 읽었을 때만큼 후한 평가를 내려주기는 어렵다. 권을 거듭하면서 이야기의 매력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달까. 매권 500 페이지에 달하는 풍성한 분량을 자랑하지만 읽으면서 흥미가 동하는 페이지의 양은 점점 감소하고 있으니.

작가 나오미 노빅의 서술 방식도 앞서 언급한 단점을 부각시키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소설 속 세계를 형성하고 이야기를 조직하는 능력에 비해 그녀의 글 재주는 그리 훌륭한 편이 못 된다. 영어 원문을 읽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번역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시각적인 묘사의 세세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설명문을 읽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많았다. 그 덕분일까, 3, 4권 들어서는 이야기의 진행 템포가 느린 부분을 읽을 때 종종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

여튼 작가도 이런 점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던지 이어질 내용에 대한 호기심이 슬슬 떨어져 간다 싶은 무렵, 독자들이 기대했던 결말에 도달하기에는 도무지 답이 없을 듯한 충격적인 전개를 들이미는 강수를 던졌다. 시리즈의 결말이야 대충 나폴레옹의 실각 후 영국 용권의 신장을 암시하는 희망적인 전개 정도 선에서 마무리 되겠지만, 작가의 히든 카드 덕분에 그 과정을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그만큼 다음 권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도 했고. 역시 나오미 노빅의 판짜기는 알아줘야 한다.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마지막 권의 출간으로 이야기가 완결될 때까지 보류. 하지만 나머지 두 권에서 지금까지 했던 것만큼만 해준다면 판타지 소설의 걸작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다음 권 빨리 좀 나와라.


보너스.
테메레르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테메레르 1권과 2권 사이에 벌어진 사건을 다룬 짧은 단편과 4권과 5권 편집과정에서 삭제된 장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테메레르 시리즈를 즐겁게 읽고 계신 독자 여러분들은 꼭 한 번씩 들러보시길. 물론 영어로 제공된다.


그리고 읽으나 마나 한 잡담 몇 가지.

+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감독으로 널리 알려진 피터 잭슨이 영화화 판권을 구입했다고. 기대된다. 그런데 설마 영화도 여섯 편으로 쪼개서 나오는 건 아니겠지? -_-;;

+ 작가의 이력 탓인지 테메레르는 게임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행동 궤적은 퀘스트를 받고 완수하기를 반복하는 게임 속 캐릭터의 그것과 유사하다. 임무 수행 과정에서 크고 작은 서브 이벤트(?)가 벌어지는 것도 그렇고.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으면 쓸 데 없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지도.

+ 테메레르 시리즈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종족과 성별을 초월한 러브스토리'다. 아니, 우스개 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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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2008/07/02 14:49 R X
벌써 4권까지 나왔냐??

3권 보다 말았는데..

흠...

확 질러버려-_-;
ls 2008/07/02 16:05 X
이 시리즈는 어째 갈 수록 재미없어진다.
너를 포함해서 내 주변에 3권 보다가 접은 사람이 정말 많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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