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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 토드는 아주 전형적인 팀 버튼 스타일의 영화다. 팀 버튼의 페르소나 조니 뎁과 감독 자신의 부인 헬레나 본햄 카터가 주연을 맡았고, 비극적, 음울함, 음침함, 괴기함, 특이한 미적 감각 등등 팀 버튼하면 연상되는 이미지들의 총합이다. 배트맨, 가위손, 슬리피 할로우 같은 영화들처럼.

그렇다고 이 영화가 앞서 언급한 다른 세 영화들만큼 재미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스위니 토드는 지루하고 매력이 없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판에 박히다 못해 거의 죽어있는 캐릭터처럼 경직되어 보이고, 그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도 뻣뻣하고 밋밋하다. 다른 팀 버튼표 영화들이 보여주었던 독특한 캐릭터의 미학도 없고, 통통 튀는 개성도 없고, 그나마 움울한 괴기함은 살아있지만 그것도 그의 예전 작품들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런 불만에 더해서 스위니 토드의 노래들도 기대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영화 첫 머리를 장식하는 곡과 I'll still you, Joana 어쩌고 하는 곡 두 곡만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고 나머지 곡들은 그다지. 게다가 이건 취향의 차이가 크게 반영되는 부분이겠지만 개인적으로 헬레나 본햄 카터의 보컬이 귀에 너무 거슬려서 보는 내내 좀 불편했다. 조니 뎁도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지는 못하던데..

이런 단점들을 원작 뮤지컬의 한계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글쎄. 난 잘 모르겠다. 이 영화를 알기 전까지 스위니 토드라는 뮤지컬이 있다는 것 조차 몰랐던지라 이렇겠다 저렇겠다 의견을 말할 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여튼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 걸 보면 난 스위니 토드 원작 뮤지컬도 그리 좋아하지 않을 것 같긴 하다.

조니 뎁 빠. 팀 버튼 빠. 푸슛푸슛 분출되는 혈액을 보면서 상쾌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 뮤지컬 영화라면 사죽을 못 쓰는 사람. 영화 취향이 고명한 평론가들의 평과 십중팔구 이상 일치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는 관람을 추천할만 하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잡담 하나.
로튼 토마토 신선도 86%. imdb 유저 평점 8.0. 네이버영화 평점 7.24. 우와 공감 안 돼 ..

잡담 둘.
개 중 마음에 들었던 건 영화 처음 10분과 마지막 10분. 특히 영화의 마지막 컷은 팀버튼 특유의 괴기한 아름다움이 한껏 발휘된, 짜릿한 장면이었음. 그래서 평점 별 반 개 플러스.

잡담 셋.
조니 뎁 연기가 골든글로브를 수상하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뛰어났던가? 차라리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선보였던 경쾌하고 엉뚱한 잭 스패로우 연기가 훨씬 나았던 것 같은데.

2008/03/12 17:37 2008/03/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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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웅이

    어째서 호불호가 갈리지도 않고, 내가 그렇게 악평을 했는데도 굳이 가서 보는 이유는 대체...

    • ls

      한 번 보려고 마음 먹었던 영화는 남들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일단 챙겨는 보는 편이라 말이지. 재미없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그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재미없어서 내심 좀 놀랐다우. 설마 이렇게 재미없을 줄은 몰랐거든. -_-;;

  2. Huan

    영화를 다 보고나서 복도쪽으로 나왔을때
    '아 기분 더럽다-'라고 느낀 두번째 영화.
    첫번째는 '손님은 왕이다'
    어찌된게 둘 다 이발소 영화네

    • ls

      손님은 왕이다. 나 대기병 때 정모병장(당시 일병)이 와서 틀어줬던 기억이. 그 때 보다가 면회 때문에 중간에 나가서 끝까지 못 봤어. 흐흐.

  3. kdsline

    저도 캐리비안 해적이 더 나았던듯..전 군대에서 1편을 불법으로 보고, 감동받아 2편 3편은 모두 극장에서 봤어요 그래서 조니뎁 좋아라 했는데..아아

    • ls

      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의외로 심심하게 봤음. 가뜩이나 1은 미국에 있을 때 15인치 노트북 모니터로 봐서 더욱 안습.. 그러고보니 3를 아직까지 못 봤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