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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 2007) - ★★★
Movie/Review | 2007/12/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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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강아지도 한 마리 있으니까. :p


스티븐 킹이 존경해 마지 않는다는 제임스 패터슨의 대표작 '나는 전설이다'가 영화화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64년에 나온 '지상 최후의 남자 The Last Man on Earth'가 첫 번째였고, 1971년의 '오메가 맨 The Omega Man'이 두 번째. 이번에 개봉한 '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는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긴 세 번째 영화가 되는 셈이다.

'나는 전설이다'에 앞서 제작된 두 편의 영화 모두 원작의 명성에 걸맞는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나도 둘 다 보질 못했기에 그저 보고 들은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하나는 원작의 내용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별 재미가 없었던 모양이고, 다른 하나는 그럭저럭 재미는 있었지만 원작과는 동떨어진 내용 전개로 좋은 소리를 듣지는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도 그럴 법 한 것이, 원작이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데는 나도 이견이 없지만 그 내용을 영화로 옮기기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거다. 등장인물이라고는 사실상 주인공 로버트 네빌 한 명 밖에 없는데다가, 대부분의 장면은 그저 주인공이 끝도 없는 고독을 씹고 또 씹으며 혼자 이런 저런 생각에 낑낑거리는 게 전부니까. 원작의 내용에 충실했다는 '지상 최후의 남자'가 재미없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어떻게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그럼 윌 스미스가 주연을 맡은 '나는 전설이다'는 어떨까?

'나는 전설이다'가 원작에 접근하는 방식은 앞서 개봉한 두 편의 영화 중 '오메가 맨'의 그것에 더 가깝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좀비가 되고 주인공만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있어 혼자 살아남았다는 등 원작의 기본적인 골격을 이루는 설정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그 외의 많은 부분에는 상당한 부분에 수정을 가했다. 주인공의 출신도,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어 버린 바이러스의 기원도, 좀비가 되어 버린 인간들의 행태도, 완전히 새롭게 구성되었다.

'나는 전설이다'의 이러한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수정을 가한 내용들은 원작의 분위기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영화적 재미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야생동물이 활개치는 황량한 뉴욕의 풍경과 항공모함에 있는 비행기 날개 위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원작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영화만의 즐거움이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나는 전설이다'는 꽤나 성공적인 영화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이러한 장점들을 모두 덮어버릴 정도로 큰 단점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영화의 이야기가 잘 나가다 중간에 삼천포로 빠져버린다는 것이다.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고민을 했을 부분은 아마 '결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점이었을텐데, 이 영화는 원작의 결말을 버리고 과감한 변주를 꾀했다. 영화에서는 원작 소설에서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무대에 서는 순간부터 영화의 분위기가 달라지는가 싶더니 원작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말로 끝을 맺는다.

물론 영화의 결말이 반드시 원작의 그것과 같을 필요는 없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원작의 내용을 바꾸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니까. 하지만 '나는 전설이다'의 결말은 너무 터무니가 없다. 영화가 줄곧 해왔던 이야기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결말에서 늘어놓고 있으니 보던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황당할 따름이다. 애초부터 형편 없는 영화였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지만, 잘 나가다가 갑자기 삼천포로 쭉 빠져버리니 그 황당함은 더욱 클 수 밖에. 이건 원, 앞과 뒤가 다른 영화 같으니.


제작진이 왜 이런 결말을 선택한건지는 며느리도 모를 일이지만, 그 덕분에 '나는 전설이다'도 이전에 만들어진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원작의 명성에 어울리는 호평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리. 이미 '나는 전설이다'는 북미에서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의 개봉 첫 주 수입을 능가하는 성적을 올리며 역대 북미 흥행 랭크에 이름을 올릴만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 어쨌거나 블록버스터 영화는 돈을 벌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나는 전설이다'는 성공한 영화 범주에 집어 넣어야 할 것 같긴 하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황금 나침반'과는 달리, 적어도 돈은 충분히 벌었으니까.


08/01/03 17:55 추가.
원작 소설의 내용이 궁금한 사람을 위해. 나는 전설이다, 소설과 영화의 결말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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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정원이의 이모.저모 2007/12/27 21:33 x
제목 : 나는 전설이다 액션영화라 하지 말아야 했다.
우연치 않게 회사에서 영화 티켓을 주므로 나는 전설이다 영화를 보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액션영화? 좀비가 나온다는 둥 흡혈귀가 나오는 영화라는둥 여러가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
Tracked from trashformation 2008/01/03 17:43 x
제목 : 나는 전설이다, 소설과 영화의 결말은 어떻게 다른가?
(원작 소설과 영화의 내용이 가득합니다. 조심하세요.)나는 전설이다 영화 리뷰를 올린 이후로 블로그에 '나는 전설이다 결말' 키워드로 검색해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부쩍 늘었다. 영화와 ..
2008/01/02 23:01 R X
이거 재밌어요? 어제 부모님과 영화보고 왔는데, 요건 별로일거 같아서 어거스트 러쉬 봤거든요. 음, 아무튼 어거스트 러쉬는 좀 짱인듯.
ls 2008/01/03 06:44 X
졸 재미있을 뻔 하다 말았지. 그냥 볼만은 합니다.
어거스트 러시는 완전 판타지 영화라던데 재밌다는 사람이 많네. 읏흠.
시마리스 2008/01/07 13:13 R X
순전히 윌스미스때문에 본것이라곤 하지만;;
후반엔 완전 급전개;;
제가본 최악의 영화중 한개에 들어간다는...

ls 2008/01/07 14:43 X
잘 나가다 뒤에 가서 다 말아먹었죠. 쯥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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