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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재윤, 본좌라는 무거운 짐을 비로소 내려 놓다.
e-Sports/MSL GomTV S3 |
2007/11/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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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이터포럼 어제 곰TV MSL Season3 4강 A조 박성균과 마재윤의 경기가 있었다. 결과는 박성균의 3:2 승리. 박성균은 김택용이 세운 최연소 MSL 결승 진출 기록을 새로 썼다.
박성균과의 4강 경기는 더 이상 마재윤이 '본좌'가 아님을, 잘하는 상대를 만나면 지고, 못하는 상대를 만나면 이기는, 그저 강한 저그 유저들 중의 한 명임을 입증한 결정적인 경기라 생각한다.
어제 경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마재윤의 대테란전 경기력의 하락을 의심했다. 내 생각은 다르다. 경기력의 하락이 전혀 없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 하락폭이 눈에 띌 정도로 크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물론 눈에 보이는 플레이의 질적 감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대로 럴커의 배치가 나쁘다던지, 상대 SCV의 정찰을 두 눈 뜨고 뻔히 허용한다던지, 쉽게 말해 과거만큼 꼼꼼하고 부지런한 플레이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경기의 승패가 초중반에 결정이 나지 않고 중장기전 운영싸움으로 넘어가는 기미가 보이면 레어 테크에서의 전투를 회피하면서 빠른 하이브 테크를 고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경기력의 감퇴라기보다,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신뢰, 즉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테란과의 경기에서 패배를 겪는 경험이 쌓이면서 '이렇게 하면 진다'는 두려움을 알게 된 것이다. 레어 테크 싸움을 가능한 한 피하려는 것도 이런 심리적 위축의 작용이 낳은 결과가 아닐까.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마재윤이 '이렇게 하면 진다'고 느꼈을 때, 그가 그렇게 행동하면 정말로 상대에게 져버린다는 것이다. 이는 곧 마재윤이 상대하는 테란의 수준이 그만큼 향상되었음을 뜻한다. 과거 마재윤이 MSL을 휩쓸고 OSL마저 정복하며 본좌로 군림하던 시절, 테란들도 마재윤을 상대로 무수히 많은 패배를 기록하면서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그 패배들은 테란들에게 쓰리 해처리를 중심으로 하는 마재윤의 운영에 대한 내성을 길러주었고, 이제는 그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가 수준급 테란들 사이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마재윤이 프로리그에서 테란을 상대로 연패를 떠안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마재윤은 테란들에게 있어 더 이상 난공불락의 요새가 아니다. 박성균과의 경기는 마재윤이 테란을 상대로 한 다전제 경기에서 최초로 무력한 모습을 보이며 패배했다는 데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마재윤은, 드디어, 본좌라는 무거운 짐을 비로소 내려 놓았다. 저그가 영원한 라이벌 테란을 상대로도, 상성에서 앞서는 프로토스를 상대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시점에서, 여전히 종족의 최전선에 서 있는 한 명의 저그 유저로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할 때가 되었다. 이제 진화할 차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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