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 첫 앨범 자켓. 출처는 다음텔존.
2007년 11월 1일, 소녀시대 대망의 첫 앨범 <소녀시대>가 발매되었다.
발매일이 오늘이라고는 하지만 오늘 당장 오프라인 매장에 앨범이 쫙 깔리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려고 해도 아무리 빨라야 며칠 후에나 배송이 된다니. 게다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설사 오늘 앨범이 풀린다치더라도 나가서 구매를 한다던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어쩔 수 없이 어둠의 루트로 앨범 음원을 구해서 앨범 구매에 앞서 선행 감상을 해보았다.
양심에 좀 찔리긴 하지만 어차피 며칠 후에 앨범을 구입할 건데, 뭐, 라는 식으로 스스로 자기 합리화 최면을 거는 중. 죄송합니다, 앨범은 꼭 살테니 좀 봐주세요. 일단 사람은 살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굽신굽신..
앨범에는 신곡 9곡과 첫 싱글에 수록되었던 곡 2곡을 합쳐 총 11곡이 실려있다. 곡당 플레이 타임은 평균 3분 30초 정도. 11곡을 모두 합친 러닝타임이 40분을 약간 넘는 정도로 다소 짧은 편이다. 언제부터 앨범 준비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첫 싱글과의 갭을 떠올려보면 그럭저럭 수긍할 만한 구성이긴 하다. 물론 목 빠지게 앨범을 기다려온 사람 입장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앨범 전반부에는 그룹 컨셉에 걸맞게 소녀다운 분위기의 밝고 발랄하며 경쾌한 가벼운 댄스 팝을 대거 포진시켰고, 후반부에는 비교적 잔잔한 발라드와 R&B 장르의 곡들로 트랙을 채워넣고 있다. 그리고 앨범 말미에는 지난 싱글에 실려있던 'Perfect Love(소원)'와 '다시 만난 세계'가 다소 부족해 보이는 트랙 수를 보충하고 있다. 지난 싱글에 실려 있던 다른 한 곡, 'Beginning'은 첫 앨범에 누락되어 있는데, 이건 싱글을 구입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 정도로 읽고 넘어가면 좋을 듯 하다.
트랙별로 간단하게 노래들을 살펴 보면,
트랙 1. 소녀시대. 너무 무난한 리메이크가 아닌가 싶다. 이승철의 소녀시대를 리메이크한다고 밝혔을 때 개인적으로 예상했던 것과 별 반 다르지 않은 결과물이 나와서 조금 임팩트가 떨어지는 감이. 소녀시대라는 그룹명을 생각한다면 타이틀 곡으로 딱 좋긴 한데, 활동하면서 메인으로 내세우기에는 약간 힘에 부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다시 만난 세계'와 거의 동일한 곡 구성도 다소 마음에 걸린다. 개인 평점 4점. (5점 만점)
트랙 2. Ooh La La! 소녀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꿈꿀 법한 달콤한 환상을 노래하는 밝고 가벼운 팝. 익숙한 동화의 이야기를 차용한 컨셉이 잘 어울린다. 후속곡 후보 1번. 평점 4점.
트랙 3. Baby Baby. 이번 앨범의 핵심 컨셉인 '소녀다운 분위기'를 강조하는 곡. 3점.
트랙 4. Complete. 무난하고 부담없는 SM표 R&B 발라드. 그 동안 보아를 비롯한 여타 SM 여성 아이돌이 선보였던 곡들과 대동소이한 느낌이지만, 마지막 하이라이트 부분은 마음에 든다. 완급을 조절하며 쉬어간다는 인상을 주는 트랙. 3점.
트랙 5. Kissing You. 이번 앨범의 No. 1 트랙. 귀에 감기는 멜로디와 달콤한 가사. 지금까지 소녀들이 꾸려온 컨셉과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가 아닌가 싶다. 후반부에 들려오는 태연의 파워풀한 보이스에 발그레♡ 후속곡 후보 2번. 5점.
트랙 6. Merry-Go-Round. 달콤한 멜로디와 가사를 내세운 소녀 스타일 팝. 3점.
트랙 7. 그대를 부르면. 첫 후렴구에서 보컬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하게 시작하지만 분위기는 퍽 마음에 든다. 대놓고까지는 아니지만 은근히 귀에 박히는 노래. 개인적인 선호도로는 No. 2를 다투는 트랙 중 하나. 4점.
트랙 8. Tinkerbell. 제시카 목소리가 기억에 남는 트랙. 트랙 6과 비슷. 3점.
트랙 9. 7989. 강타와 태연의 듀엣곡. 강타는 79년생, 태연은 89년생. 그래서 노래 제목이 7989가 아닌가 싶은데, 가사를 들어보면 79년생 남자랑 89년생 여자의 사랑 싸움 이야기인 듯. 이거 설마 강타랑 태연이 사이에 스캔들 나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아, 이거 왠지 모를 불안감이. ...헛소리는 이 쯤에서 접고. 강타랑 태연이 듀엣을 한다길래 조금 더 화려한 곡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수수하고 어깨에 힘을 뺀 곡이라 조금 놀랐다. 가사는 재미있는데 곡 구성이 심심하고 극적으로 한 방 터뜨려주는 부분이 없는지라 좀 밋밋한 인상이다. 어쨌든 둘 다 노래는 잘 부르네. 태연이 목소리가 이쁘긴 한데, 노래 들어보면 강타 보컬에 살짝 밀리는 감이 있다. 역시 짬은 무시할 수가 없어. 4점.
 이미지 출처는 다음텔존.
소녀시대의 첫 앨범은 한 마디로 잘라 '무난한 완성도를 보이는 아이돌 그룹의 데뷔 앨범' 정도로 평을 내릴 수 있겠다. 원더걸스의 "Tell Me"처럼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노래는 없지만, 요즘 아이돌 그룹치고 앨범에 수록된 곡을 모두 이 정도 퀄리티로 뽑아낼 수 있다는 건 무시할 수 없는 점이다. 핑클을 키워냈던 DS기획에서 심혈을 기울여 키워낸 여성 4인조 아이돌 그룹 KARA의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다면 이 말에 적극 공감할 듯. 아이돌 그룹 육성이라면 이제 도가 텄을 SM의 괴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이번 앨범의 키 포인트는 한참 행복한 꿈에 젖어 있을 소녀들의 컨셉을 적극적으로 이용, 쉽고 달콤한 멜로디로 이를 부각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데뷔 초부터 소녀시대가 유지해 온 컨셉도 이런 쪽에 가까웠고, 다시 만난 세계만큼 임팩트 있는 노래는 없지만 이 정도 데뷔 앨범이면 무난하다고 본다. 나 같은 소시빠들은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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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글을 쓰고 있는데 엠카 소녀시대 컴백무대 영상이 떴다. 영상을 보는 순간, 아, 역시 아이돌 그룹은 노래만 들어서 평가를 할 수가 없다는 말에 적극 공감하게 되었음. 그토록 무난해 보였던 소녀시대 리메이크 곡이 안무와 결합되면서 이런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줄이야.
자자. 백문이 불여일견. 이번에도 태연이만 믿고 갑니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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