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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L] EVER 2007 스타리그 16강 2주차 관전평
e-Sports/OSL EVER 2007 | 2007/10/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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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 2007 OSL 오프닝. 김택용, 차기 본좌 제 1 후보다운 강렬한 등장!


A조 2경기. 신희승 vs 오충훈 @ 페르소나

신희승이 벙커를 지으면서 자원과 시간을 낭비하고 팩토리를 아래로 내리는 전략도 들킨 데다 확장까지 늦게 가져가면서 불리하게 시작하는듯 보였지만, 페르소나 맵 곳곳에 펼쳐진 다크스웜에 벌쳐와 마인을 배치하는 등 맵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다시 우세를 점했고, 여기에 다수 드랍십 활용이 더해지면서 신희승이 그대로 1승을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오충훈이 믿을 수 없는 근성의 뒷심을 발휘하면서 드랍십 한 기 없이 순수 지상 물량만으로 신희승을 압도, 재차 경기를 뒤집었다. 이번엔 정말로 오충훈이 승리를 가져가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 순간, 신희승이 다수의 병력을 짜내 오충훈의 본진 팩토리 지역을 장악했다. 오충훈이 효율적인 방어에 실패하면서 흔들리는 사이 신희승이 대규모 병력으로 거칠게 몰아붙였고 무난하게 센터를 빼았긴 오충훈이 지지를 선언, 신희승이 승리를 챙겼다.

전략가 신희승. 근성가이 오충훈. 두 사람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 경기였다.

신희승이 임요환의 뒤를 잇는 차세대 테란 전략가로 이미지를 굳히면서 여타 테란들과는 다르게 초중반에 어떤 전략적 승부를 걸다가 패배하는 모습이 많았는데, 꼭 그런 것만 전략이랄 수 있겠나. 맵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지형과 요소들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승기를 잡는 모습도 충분히 좋은 전략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여전히 중후반 운영 면에서는 불안한 면이 엿보이지만 그 부분도 조금씩 나아지긴 하는 듯.

오충훈은, 참 이만큼 우직한 선수가 있을까 싶다. 누구나 드랍십 활용을 떠올렸을 법한 상황에서 지상군만으로 상대를 반쯤 무너뜨리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오늘도 지난 번처럼 극적인 역전승을 가져가나 싶었는데, 막판에 너무 안심했던 걸까. 아직은 성장중인 선수라는 인상이 강한데, 잘만하면 왕년의 최연성 같은 모습을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B조 2경기. 변형태 vs 박성준(T1) @ 카트리나

초중반에는 비교적 안전한 뒷마당이 있는 카트리나. 노배럭 더블을 가져가는 변형태를 상대로 박성준은 본진과 뒷마당, 그리고 변형태의 진영과 가까운 타 스타팅의 뒷마당에 해처리를 펼쳤다. 이런 박성준의 의도를 까맣게 몰랐던 변형태는 뒤늦게 이 확장을 발견하고 전병력을 급파한다. 하지만 박성준이 이미 다수의 뮤탈을 보유한 데다 적절한 타이밍에 럴커를 확보하며 변형태의 공격을 막아낼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박성준은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오버로드 인구수가 막히면서 럴커의 변태 타이밍이 예상보다 약간 늦어진데다, 후속병력을 끊고자 뮤탈을 외곽으로 돌린 것이다. 마침 정찰 중이던 SCV로 뮤탈이 떨어져 나왔다는 정보를 얻은 변형태는 스캔으로 박성준 확장의 상태를 확인, 앞에서 대기하던 병력으로 바로 공격을 감행하고 멀티를 완파하는 데 성공했다.

박성준은 지금까지 모아둔 자원으로 빠르게 하이브 테크 디파일러까지 확보하지만, 변형태의 끊임없는 공격에 3 가스 확보를 위한 확장을 위협 받으며 힘겹게 짜낸 병력으로 소모전을 펼쳤다. 반면, 변형태는 난전을 유도, 박성준의 확장과 병력 확보를 방해하며 안정적으로 3 가스를 확보하고 베슬을 차곡차곡 쌓았다. 결국 자원의 격차를 극복하지 못한 박성준이 패배를 선언하고 경기 종료.

박성준은 하루 전에 있었던 MSL 16강 경기에 이어 또 다시 테란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점점 전성기의 실력을 되찾아가는 투신이지만 요즘 절정의 실력을 과시하는 다른 저그 유저들에 비하면 운영과 꼼꼼함이 뒤떨어져 보인다. 적절한 타이밍에 숨을 고르며 멀티를 하나만 더 늘렸더라면, 럴커나 디파일러 같은 핵심 병력을 저렇게 흘리지 않았더라면, 고개를 가웃거리게 만드는 이런 아쉬움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면 어느새 상대 병력은 감당하기 힘들만큼 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 염보성과의 경기에서 보여주었듯 레어 테크 유닛을 이용한 전투력은 정말 강력하지만, 하이브 테크에서는 언제나 가스 멀티의 부족으로 별 힘을 못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박성준도 이런 자신의 현재 단점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이 날 경기에서 깜짝 확장을 가져가며 자원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패. 결국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다. 차라리 전성기 시절처럼 2 해쳐리 레어테크로 이른 타이밍에 상대방을 강하게 몰아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는지 항상 어정쩡한 운영에 발목을 잡히고 만다. 단점을 보완하려다 장점마저 조금씩 삭아가는 꼴인데,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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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에 이름이 김성준으로 잘못 표기된 것을 보았을 때부터 불길한 예감이...


C조 2경기. 이제동 vs 김성기 @ 블루스톰

이제동은 앞마당을 가져가는 3해처리 레어 이후 스파이어를 가는, 김성기는 앞마당 가져가면서 2 배럭에서 바이오닉 병력을 모으는, 두 선수 모두  요즘 테저전의 트렌드라고도 할 수 있는 무난한 빌드를 선택했다. 중후반 운영을 통한 힘싸움 양상으로 가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것을 뒤집은 것은 김성기의 선택이었다. 한 단계 빠르게 바이오닉 병력을 짜내 뮤탈이 나오기 전 타이밍을 노려 적진을 급습하는 불꽃 전략을 선택한 것.

하지만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뮤탈리스크가 생산되며 불꽃러시는 무위로 돌아갔고, 이제동은 무시무시한 뮤탈 컨트롤로 김성기의 앞마당을 사실상 무력화 시켰다. 그러는 동안 럴커가 생산되고, 김성기의 바이오닉 병력이 저글링-럴커-뮤탈 병력을 상대로 분전하는 동안 이제동은 무난하게 디파일러를 생산하고 대규모 병력을 확보한다. 이후 무난하게 이제동이 김성기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간다.

'테란은 이렇게 이기면 된다' 매뉴얼 수준의 경기를 선보이는 이제동. 개인적으로 이 놀라운 대테란전 경기력의 바탕은, 물론 운영도 운영이지만, 이제동의 막강한 뮤탈 컨트롤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만 해도 이제동의 뮤탈에 압박을 느낀 김성기가 뮤탈 전 타이밍을 노려 빠르게 불꽃러시를 시도하다가 결국 판을 그르친 형국인데, 같은 프로게이머들도 이제동의 뮤탈을 얼마나 두려워 하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바로 전 박성준과 변형태의 경기가 오버랩되면서, 한 때 최강의 뮤짤로 믿을 수 없는 역전극을 선보이며 - 이병민과의 EVER 2005 결승전 마지막 경기 - 일세를 풍미했던 투신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커진다.



D조 2경기. 이영호(테란) vs 안기효 @ 몽환 II

노 게이트 더블넥을 가져가는 안기효를 상대로 이영호는 마린 2기와 다수의 SCV를 동반한 벙커러시를 시도한다. 치열한 공방 끝에 이영호는 안기효의 앞마당에 벙커를 짓고 넥서스까지 파괴하는데 성공한다. 순식간에 불리한 상황에 처한 안기효는 오히려 이영호 앞마당 뒤 언덕에 게이트와 로보틱스 퍼실리티를 소환하더니, 바로 옆 섬 확장에서 캐리어 생산 태세를 갖추며 깜짝 쇼를 준비한다.

안기효는 리버로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캐리어 생산까지 시간을 벌고자 하지만, 이영호는 큰 피해없이 상황을 수습하고 빠르게 안기효의 앞마당으로 진출, 재차 앞마당 넥서스를 들어냈다. 게다가 캐리어를 예측이라도 한듯 적절한 타이밍에 골리앗을 생산하며 안기효의 캐리어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진 안기효는 지지를 선언했다.

대토스전에서 또 다시 올인성 초반 전략을 선보인 이영호. 결국은 벙커러시가 성공하면서 승리를 거두긴 했는데, 조금 찜찜하긴 하다. 과거 임진록 삼연벙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전략의 사용빈도가 너무 빈번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임요환이 이랬으면 '역시 임요환!' 막 이러면서 전략적이라고 띄워줬을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이영호를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편견이 작용하는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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