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CG 2007 경기를 보다가 정말 오랜만에 워3 경기 중계를 봤다. 예전에 게임방송에서 워3 경기 중계해 줄 때는 참 재미없게 봤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경기를 같이 본 워3 고수 - 이번 WCG 16강에 올라간 이승덕이랑도 잘 아는 사이라고 한다. 잘 나가던 시절 같은 클랜 소속이었다고 - 의 설명으로 경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올라가고 그 덕분에 더 재미있게 본 것 같기도 한데. 요즘 스타판에서 나오는 경기가 점점 식상해 진다는 인상을 받고 있던 와중에 접한 워3는 신선하고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 음. 원래 하려던 얘기는 이게 아니고. 아무튼 그래서 워3 관련 글을 뒤적뒤적 뒤비보다가 우연히 읽은 글에 달린 리플에서 이런 내용을 보았다.
논설문의 최상의 구성은 두괄식 주장 + 근거 + 근거에대한 예시 + 근거의 한계점 + 반론의 재반론 + 근거의 한계점의 보완 및 가능성 + 결론 입니다. ( 출처)
이런 교과서적인 소리가 있나...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름대로는 인상적인 문장이었다. 고 3때 논술학원을 두어달 동안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막장 레벨의 땡땡이로 논술 한 편을 쓰기는 커녕 수업 시간에 제대로 출석조차 해 본 적이 없었던 나로서는 '글 쓰기'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 그러니까 한 때 작가를 지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글 솜씨가 이 모양 이 꼴인 거겠지만. ... 아니, 제대로 교육을 받았어도 작가가 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 않았을까? 흠흠. 뭐, 이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이야기고.
보통 논설문 하면 떠오르는 구성은 머리 - 가슴 - 배, 철수 - 영희 - 바둑이, 세상은 세 가지 TALK-PLAY-LOVE... 가 아니라... 아, 이게 갑자기 왠 헛소리지. 말 나온 김에 하는 소리지만 저 광고에서 철수 - 영희 - 바둑이는 정말 대박이었음; 극장에서 저 광고 처음 보고 어찌나 웃어댔던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보통 논설문 하면 떠오르는 구성은 서론 - 본론 - 결론이고, 서론은 도입부와 주장, 본론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결론은 종합 및 마무리 정도를 담고 있다고 본다. 저 위의 구성과 비교해 보면 [두괄식 주장 + 근거 + 근거에 대한 예시 + 결론] 정도이려나. 보시다시피 빠지는 부분은 [근거의 한계점과 반론의 재반론, 그리고 근거의 한계점의 보완 및 가능성] 이다.
훌륭한 논설문은 다른 사람이 글을 읽고 딴지를 제기할 수 있는 여지가 가장 적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의 한계점을 명확하게 밝히고, 남들이 물고 늘어질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블로킹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지. 비교적 잘 쓴 논설문이 저런 헛점을 노출해서 하이에나 같은 리플러들에게 사정없이 물어 뜯기고 원래 가지고 있던 가치마저 퇴색되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에, 이런 블로킹은 정말 정말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저런 완결된 형태의 논설문이 갖는 최대의 약점은 '글이 길어진다'는 거다. 주장 - 근거 - 예시 - 결론만 써도 그 양이 상당한데, 근거의 약점을 적고, 이로 인해 제기될 수 있는 반론을 늘어놓고, 그 반론에 다시 반론을 제기하고, 내 주장의 한계점과 발전 가능성까지 늘어 놓고 있으면, 요즘 세상에 어지간히 정성 가득한 독자가 아니고서야 끝까지 읽어주지도 않는다. 당장 나만해도 RSS리더로 블로깅 하다가 분량이 좀 길다 싶은 글이 나오면 적당적당히 논지만 보고 패스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뭘.
그럼 문제는 저 내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압축을 해서 독자가 쉽고 즐겁게 읽도록 만드느냐는 거다. 사실 글쓰기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이 부분이 아닌가 한다. 필요없는 부분을 쳐내고, 간단명료하게 글을 쓰는 것. 그러면서도 내가 상대방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놓치지 않는 것.
이건 재능보다는 노력에서 오는 문제가 아닐까나.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고치다보면 나도 좀 나아지겠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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