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내내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 자리를 유지하며 광안리 직행 티켓을 따낸 삼성전자 칸.
초반 하위권으로 시작했지만 중반 이후 놀라운 승률을 기록하며 리그 2위를 차지, 플레이오프의 강자 MBC게임 히어로를 4:2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르까프 오즈.
개인적으로는 삼성전자 칸과 MBC게임 히어로의 경기를 바라고 있었고, 또 그렇게 되리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르까프 오즈가 올라가서 다소 맥빠진 감이 있긴 합니다만, 이건 뭐 그저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니까요. 그냥 엠히의 팬으로서 아쉽다는 겁니다. :'(
아무튼 삼성전자 칸과 르까프 오즈의 결승 엔트리는 이랬습니다. 왼쪽이 삼성, 오른쪽이 르까프입니다.
1경기 - 허영무(프) <팔진도> 손찬웅(프)
2경기 - 이성은(테) <지오메트리> 박지수(테)
3경기 - 이재황/임채성(저/테) <뱀파이어> 이학주/최가람(테/저)
4경기 - 송병구(프) <몬티홀> 오영종(프)
5경기 - 장용석(테) <신백두대간> 이제동(저)
6경기 - 박성훈/이창훈(프/저) <불의전차> 김성곤/이유석(저/프)
7경기 - 에이스 결정전 <타우크로스>
글쎄요. 엔트리만 보았을 때는 삼성전자 쪽이 우세한 듯 보였습니다. 이성은이 출전한 2경기는 삼성전자 쪽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 보였고, 1경기와 팀플 두 경기는 모두 삼성전자가 6:4 정도로 유리해 보였어요. 르까프 쪽은 5경기에 출전한 이제동을 제외하면 확실한 1승 카드가 없어보이더군요. 송병구와 오영종의 경기는 5:5 정도일 것 같고요.
아마도 승부의 분수령은 1경기와 4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엇비슷한 기량의 토스 두 명이 팔진도에서 동족전을 펼치는 1경기, 뭐, 이런 종류의 다전제 경기에서 1경기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도 없겠죠. 1경기를 가져가는 팀은 한결 마음 편하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의 부담감도 한결 줄어들테고요.
문제는 4경기, 양팀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오영종과 송병구의 매치업이죠. 만약 이 경기를 삼성전자가 가져간다면 앞의 1~3경기의 우세한 엔트리까지 고려해서 무난히 3승은 따낼테고, 반대로 르까프가 가져간다면 이제동이 출전하는 5경기까지 경기를 이어가면서 4-5세트의 2승을 확실히 손에 움켜쥘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의 맵이 이제동이 아주아주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타우 크로스라는 점을 생각하면, 르까프 입장에서는 최종전까지 끌고 갈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겠죠. 역시 가장 중요한 건 4경기에요.
개인적으로는 삼성전자의 4:2 승리가 가장 유력한 듯 보였습니다. 만약 4경기를 삼성전자가 가져간다면 4:0도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겠죠. 하지만 엠히를 잡고 올라간 르까프가 한 경기도 따내지 못하고 셧아웃을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만약 르까프가 진다고 하더라도 한 두 경기는 따내지 않을까요.
여기까지 생각하고 경기가 벌어진 다음날, 재방송으로 광안리 결승을 시청했습니다.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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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는 두 선수 모두 비슷비슷하게 테크를 올리고 확장을 가져갔지만, 허영무가 먼저 투 로보틱스를 올리고 리버 2기를 빠르게 확보해 손찬웅의 확장을 지속적으로 견제하면서 승기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승기를 놓치지 않고 무난하게 승리. 허영무 선수의 흔들기 솜씨가 상당하더라고요. 유리한 상황에서의 운영도 좋았고.
2경기는 예상대로 이성은이 손쉽게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MSL 4강 탈락 이후 한동안 분위기가 안 좋긴 했습니다만, 역시 테테전 하나는 정말 잘 하네요. 상대방의 탱크와 벌쳐가 떨어져 있는 틈을 타서 탱크를 잡아내는 모습도 좋았고요.
그리고 3경기 팀플. 르까프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가 될 법 합니다. 저그 두 명이 모두 사실상 아웃되었을 때만 해도 이학주가 무난하게 이길 것 같아 보였는데, 상대 테란의 드랍에 너무 무기력하게 무너지더군요. 긴장을 많이 한 탓일까요. 이학주 선수도 그렇고, 이 날 르까프 선수들 잔 실수가 은근히 많았습니다. 앞의 두 경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3경기는 충분히 이길 수 있었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는데 말이죠.
다음은 양팀의 기둥이랄 수 있는 송병구와 오영종이 맞대결을 펼친 4경기. 얼마 전 P.O.에서 있었던 김택용과 오영종의 경기도 그렇고, MSL 결승의 송병구와 김택용의 경기도 그렇고, 토스들끼리 맞붙으면서 적잖은 명경기를 만들어 냈던지라 오늘 경기에도 큰 기대를 걸었었는데.. 글쎄요. 오영종이 자신의 유리함을 너무 낙관했던 걸까요. 아니면 3:0이라는 스코어에 대한 압박이 너무 컸던 걸까요. 어딘가 맥 빠진 듯한 경기력에 몇 차례 판단미스까지 겹치면서 송병구에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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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삼성전자의 4:0 승리. 말 그대로 압승이었죠.
르까프의 패인은.. 역시 엔트리 문제를 짚고 넘어갈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르까프 오즈에서 가장 확실한 1승 카드랄 수 있는 이제동 선수가 출전조차 해보질 못했으니까요. 르까프도 설마 4:0으로 셧아웃 당하기야 하겠어, 라는 생각으로 이제동을 5경기에 배치했을 테지만, 결국 거기까지 바톤을 넘겨주지 못했습니다. 이제동이나 다른 저그가 송병구를 스나이핑하는 것도 좋았을 것 같고, 정반대로 르까프 쪽이 내줄 경기는 내주고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는 식으로 이제동과 오영종을 활용, 초반에 배치 했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지만, 뭐, 결국은 결과론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니까요.
어쨌거나 삼성전자 칸의 힘에는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군요. 리그도 압도적으로 1위, P.O 결승마저도 4:0 셧아웃 승리. 마치 몇 년전까지 프로리그를 휩쓸던 SKT T1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 삼성전자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송병구와 이성은의 존재입니다. 팀플에 비해 개인전이 비교적 약하고 이렇다 할 테란 카드가 없다는 점이 항상 약점으로 작용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성은이라는 걸출한 테란 유저를 발굴하고 송병구가 개인전에서 압도적인 포스를 자랑하며 확실한 1승 카드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약점을 거의 완벽하게 메울 수가 있었습니다. 굳이 '거의'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변은종과 박성준으로 대표되는 저그 선수들의 부진 때문인데요. 프로토스들이 강세를 떨치고 있는 요즘, 저그 라인만 살아나준다면 후기리그에도 삼성전자의 독주는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정웅 감독님, 비록 경기는 졌지만 안연홍씨와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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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결승전 삼성전자 칸 vs 르까프 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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