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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ADULT] After... / Ciel
Game/Review |
2007/07/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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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fore 와 After 를 가르는 시간적 경계가 되는 시점 피아캐롯 3 이후로 한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미연시 게임. 슬슬 방학이 되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잡은 게임이 바로 After... 입니다. 이 게임을 고른 이유는 정말 간단합니다. 그림체가 예쁘고, 게임에서 풍기는 전반적인 느낌이 상당히 메이저 한 듯 보였기 때문인데요.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게임의 제작사인 Ciel 은 B급 수준의 게임을 만들어 내는, 메이저하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회사였고, 원화를 맡은 Tony 씨는 실력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원화를 맡은 대부분의 게임이 B급 낙인이 찍힌, 조금 야릇한 배경을 가지고 있더군요. 아무튼 이런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주인공의 소꿉친구인 카나미. 세 히로인 중에서 가장 무난하고 설득력 있는 스토리 라인을 보여준다 이 게임을 이야기 하기 전에 일단 스토리의 기본적인 흐름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After... 는 편의상 크게 1부와 2부로 구별해 볼 수 있는데요. 1부의 내용은 그야말로 어느 미연시 게임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주인공이 히로인 중 한명과 사랑에 빠지는 전개죠. 약간 특이한 점이라면 이 게임의 핵심 등장 인물들이 모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정도일까요.
자, 문제는 2부 입니다. 2부로 접어 들면서 주인공은 죽어 버립니다. 그리고 영혼만 남아서 다른 사람의 육체에 기생하게 되죠. 그런데 참 아스트랄 한 것이, 만약에 주인공이 A 라는 히로인과 사랑에 빠진 상태였다면, 주인공이 기생하는 육체의 주인은 A 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A 를 좋아하는 남자라던가, A 와 어린 시절부터 소꿉친구인 남자라던가... 하는 식이죠. 그것도 그 육체를 자기 혼자서 쓰는 게 아니라, 그 남자와 공유하게 되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한 육체에 두명의 영혼이 들어 있는 거죠. 그것도 똑같은 여자를 사랑하는 두 명의 영혼이. (카나미 루트 제외)
바로 이 2부의 존재가 게임의 강렬한 개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플레이어를 (좋지 않은 의미로) 괴롭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몸에 기생하고 있긴 합니다만, 일단 상식선에서 판단했을 때 주인공은 분명히 죽은 사람입니다. '죽은 자는 죽은 자대로, 살아있는 자는 살아있는 자 나름대로 살아가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만, 이를 그려내는 이야기의 흐름은 매끄럽지 못합니다. 게다가 헤피엔딩이라고 짜 놓은 이야기의 결말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이 게임은 2부로 접어들면서 스스로 펼쳐 놓은 전개를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럴바에야 애초에 그런 식의 전개를 꺼내지 않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차라리 주인공이 죽는 방향과 죽지 않는 방향으로 시나리오를 나누었더라면 시나리오의 바리에이션도 풍성해지고, 플레이어가 느끼는 반발감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주인공의 친동생(!) 나기사. 그 삼불알스러운 시나리오에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해피엔딩의 경우는 그나마 조금 낫습니다만, 배드엔딩의 경우는 그야말로 최악입니다. 차라리 없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그저 H 신을 집어 넣기 위한 배드엔딩이라는 느낌이 너무 강해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와 지나치게 갑작스러운 등장인물의 성격 변화는 오히려 플레이어의 반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낄 지도 모르죠.
결국 모든 CG를 모으기 위해서 억지로 모든 배드엔딩을 보긴 했습니다만... 어차피 H 한 쪽에 촛점을 맞춘 게임이 아닌 이상 이런 억지스러운 배드엔딩을 넣을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요. 베드엔딩 때문에 1부에서 착실하게 쌓아온 캐릭터의 이미지마저 박살을 내 버리니...
그리고 각 히로인들의 시나리오 사이에 겹치는 내용이 많다는 것도 조금 불만스럽습니다. 기본적으로 공략 가능한 캐릭터의 수도 적은데다가, 각 캐릭터들의 시나리오 사이에 겹치는 진행이 상당히 많아서, 일단 한 캐릭터를 클리어하고 다른 캐릭터를 공략할 때 지루한 감이 있습니다. 한번 읽었던 대사가 스킵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스킵되는 대사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플레이어의 감정 이입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각 캐릭터 당 할당되어 있는 이벤트의 수도 적을 뿐 더러, H 신을 제외한 이벤트 씬은 겨우 몇장 남짓. 이래서야 히로인이 세명인 게임 치고는 함량 미달이 아닙니까.
 단짝 친구의 소꿉친구... 라는 설정의 요코. 쉽게 수긍할 수 없는 해피 엔딩이 괴롭다 단점을 찾자면 2부의 H 신에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가 주인공이 아니라서 도무지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다는 등 한참 더 끄적거릴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이 정도에서 그만 두도록 하죠. 어차피 더 이야기 해봐야 사소한 단점 정도일테니까요.
지금까지 적지 않은 미연시 게임을 즐겨 봤지만, 이 게임만큼 시나리오에 압박을 받은 게임은 없었습니다. 1부까지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진행했는데, 2부로 넘어들면서 받은 압박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중간에 확 그만 두려고 한 적도 있었으니...
그러면서도 모든 해피 엔딩, 배드 엔딩을 보고, 일종의 오마케인 사이드 스토리까지 모두 클리어 한 걸 보면, After... 가 나름대로의 매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겠죠. 그리고 그 매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역시 Tony 씨의 그림이구요. 텍스트 상에서 아무리 선남 선녀로 표현 된다고 해도, 정작 눈에 보이는 그림이 영 아니라면 꽤 곤란하지요. 그런 면에서 깔끔한 선 처리가 돋보이는 Tony 씨의 섬세한 원화는 이 게임에서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주인공과 나기사의 키스신 2부 시나리오의 강렬함. 아마도 다른 게임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된 진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도가 조금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2부의 진행이 1부만큼 자연스러웠더라면 수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범작 이상의 게임이 되었을 법도 한데요.
After... 를 플레이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2부 시나리오를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가 관건이랄 수 있겠습니다. 처음으로 2부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의 그 불쾌감과 당혹감을 잘 극복할 수 있다면 이 게임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금 곤란하겠죠. 결국 After... 는 사람을 가리는, A 급과 B 급 사이의 애매한 위치에 놓여있는 게임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비코 케쇼, 이 개새끼!! -_-+
- 2003년 8월 7일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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