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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6 09:46 2007/05/26 09:46
[관전평] 스타리그 16강 3주차 경기
e-Sports | 2007/05/26 09:46

(본문에 경기 내용 및 결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마재윤 vs 이영호 @ 히치하이커

경기가 끝나고 마재윤이 지은 미소.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지는 한 마디, "좋아.".

마재윤이 자평한대로 마재윤의 오늘 경기는 정말 좋았다. 러시거리가 먼 몽환의 11시 지역을 역으로 이용해서 발업 저글링으로 한 타이밍 노려 찌르기, 상대에게 피해를 주고 파이어뱃을 강제한 뒤 언제나처럼 3햇 9뮤탈.

마재윤의 테란전 필살 전략이 무엇이던가. 앞마당을 가져가는 3햇에서 상대 체제에 맞춰 적절한 수의 저글링을 뽑아 저글링을 잃지 않고 최대한 견제를 하는 가운데 3햇에서 라바를 모아 동시 9뮤탈을 띄우고, 뮤탈로 테란을 최대한 귀찮게 만들면서 저글링-럴커를 확보하고 하이브 테크.

오늘 마에스트로가 이례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라는 말을 했던 건 다름이 아니다.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대테란전 빌드를 그대로 사용했고, 거기에 살짝 집어 넣은 변주가 상대방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상대방은 온갖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A매치 6승 무패의 신예, 저그전을 가장 잘 한다는 이영호. 무서울 것이 없는 신예 선수에게 따끔하게 한 수를 가르쳐 주면서 자신의 빌드에 대한 확신과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마재윤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경기가 아니었을까?

마재윤 한 줄 평 : "좋아." 9점.
이영호 한 줄 평 : 긴장 혹은 방심? 가장 자신 있다던 저그전에서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3.5점.


김택용 vs 김성기 @ 몬티홀

김성기가 들고 온 전략은 초반 벌쳐 난입으로 상대를 흔들면서 확장 수에서 앞서가는 것이 아니었나 싶은데, 벌쳐가 제 역할을 거의 해주지 못하면서 수가 완전히 틀리고 말았다. 게다가 김택용의 두 번째 멀티도 늦게 발견하고, 역으로 김택용의 다크에 흔들리면서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꾸준히 모은 탱크와 벌쳐로 무언가 해보려 했지만 이미 다수의 멀티에 하이템플러까지 확보한 토스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김택용은 방어력이 참 좋은 선수다. MSL 32강 승자전에서 이주영에게 질 때도 정말 발군의 수비력을 보여주었는데, 그 이후로 이기는 경기든 지는 경기든 초반 상대 찌르기에 대한 방어력 하나는 끝내주더라. 오늘도 상대 벌쳐를 너무 무난히 막았기에 한결 쉬운 승리를 가져간 게 아니었을까.

그나저나 이렇게 잘하는 선수가 올 시즌 프로리그 성적은 왜 이렇게 우울한 겁니까? ..

김택용 한 줄 평 : 프로리그에서도 딱 이만큼만 합시다. 9점.
김성기 한 줄 평 : 위기의 테란. 스타리거라면 무언가 보여주어야 할텐데. 3.5점.


변형태 vs 서경종 @ 파이썬

내게 있어서 서경종의 이미지는 나름 잘하긴 하지만 항상 어딘가 불안한 면이 있는 선수이다. 프로리그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따냈던 승리들도 운영, 힘싸움 등 선수의 개인적인 능력이 발휘되었다기 보다는, 깜짝 전략 혹은 순간적으로 무엇 하나에 극도로 집중함으로서 이긴 경기들이 더 많았다고 기억한다.

안타깝지만, 오늘도 서경종의 그런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 경기였다. 숨겨뒀던 발업 저글링 한타로 상대 마린을 꽤 줄여주며 테란의 타이밍 러시를 미연에 방지했고, 뮤탈 짤짤이의 원조다운 컨트롤로 마린을 끊임없이 잡아 러시 타이밍을 늦췄다. 하지만 이를 통해 얻은 이득들은 자잘한 실수들 - 입구에 홀드 시켜 놓았던 병력들이 잡혀나가고, 럴커 업그레이드 타이밍이 너무 늦었던 - 로 인해 한 번에 날아가고, 결국 11시 가스 멀티를 내주며 패배를 굳히고 말았다.

경기를 보다가 문득 T1에 합류한 박성준이 떠올랐다. 저그의 핵, 투신이 빠져나간 MBC게임은 저그 엔트리를 어떻게 꾸려나갈 생각인 걸까.

변형태 : 그냥 무난한 플레이. 8점.
서경종 : 이해할 수 없는 럴커 타이밍. 4점.


송병구 vs 신희승 @ 히치하이커

이윤열이었나, 어떤 선수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히치하이커에서 경기를 하면 턴제 SRPG게임을 플레이하는 느낌이라고. 서로 한 번 씩 번갈아가면서 공격을 주고 받기 때문에, 상대가 공격을 하는 턴에 누가 더 방어를 잘 하느냐가 핵심이 된다는 말을 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지상 유닛이 움직일 수 있는 경로는 한정되어 있고, 상대 진지로 가장 빠르게 전진할 수 있는 길은 맵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외길. 기본적으로 불리한 선수는 본진이나 앞마당 앞에 자리를 잡고 방어에 주력하고, 유리한 선수는 외길을 통해 공격을 감행하지 않겠는가.

공격 턴의 순서를 나눠 보면 대충 이렇다. 셔틀 리버를 활용한 송병구의 공격 - 신희승의 조이기 - 송병구가 조이기를 뚫어내고 대반격 - 잠시 소강상태 - 골리앗 다수를 확보한 신희승의 공격 - 캐리어를 동반한 송병구의 마지막 공격 - 신희승 GG.

경기는 송병구가 가져갔지만, 신희승에게도 괜찮은 타이밍은 있었다. 송병구가 첫 공격 때 셔틀 리버를 허무하게 잃으면서 바카닉으로 토스 진영을 한껏 조일 수 있는 타이밍을 내주기도 했고. 그렇지만 신희승에게 결정적인 패인을 제공한 것은 토스의 1시 멀티를 너무 늦게 알아차렸다는 점이다. 토스 진영을 조이면서 한껏 신을 내고 있을 때 1시 멀티를 알았다면 경기 결과는 180도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그걸 못 알아차린 건 신희승의 잘못이니 어디다 하소연 할 수도 없을테고.

아무튼 마지막 경기의 하이라니트는 날아다니는 테란의 배럭. ..

송병구 : 프로리그에서도 잘 하고, 스타리그에서도 잘 하고. 8.5점.
신희승 : 하늘로 띄운 배럭, 뒤늦게 알아차린 1시 멀티,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듯. 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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