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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MBC 게임 쪽 리그는 잘 안 보는 편인데, 오늘 점심 먹으면서 본 서바이버 D조 경기가 너무 재미있길래 간단하게 포스팅 해 볼까 합니다. MSL도 경기 결과랑 인터뷰만 보는데 하부리그라 할 수 있는 서바이버를 챙겨본 이유는 단 하나, 서경종 선수 덕분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에 박성준의 뮤탈 똘똘 뭉치기 컨트롤은 서경종이 원조라는 식의 기사가 나오면서 주목 받고 있는 선수죠. 개인적으로 MBC 프로게임단(구 POS)의 팬이기도 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 보았습니다.
오늘 있었던 두 경기의 테란-저그전을 보고 있노라면 요즘 테란들이 저그전을 괜히 꺼려하는 게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듭니다. 맵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요즘 저그들 정말 무섭습니다. 대부분의 저그 유저들이 갑자기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거친 느낌이랄까요. 오늘 경기는 그런 모습이 극대화된 경기였습니다. 저그의 기동성을 이용해 끊임없이 견제를 날리고, 이동 중인 테란의 병력을 끊어 먹으며, 필요한 순간에만 효율적으로 대규모 전투를 펼쳐주는 등 불과 한 두 시즌 전까지만 해도 테란제국의 압제에 눌려 신음하던 저그 유저들의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앞으로 펼쳐진 테란-저그전이 기대되네요.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전성기 때 기량을 되찾은 임요환과 박성준(MBC)이 신한은행 스타리그에서 황금 마우스를 놓고 결승전을 펼치면 정말 대박 경기가 나올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그야 말로 꿈 같은 소리겠지요. :)
아, 그리고 815 III 에서 펼쳐졌던 서경종과 이병민의 경기는 작년 신한은행 스타리그 결승전 3경기에서 벌어졌던 박성준과 최연성의 경기를 연상시켰습니다. 물론 조금은 다르기야 하겠습니다만, 아마 박성준 선수가 미리 머릿 속으로 그려왔던 경기의 양상이 오늘 서경종 선수가 보여주었던 것과 흡사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늘 경기 보면서 아, 만약 박성준이었으면 여기서 이렇게 이렇게 해서 더 잘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몇 번이나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그 날 그 경기에서 박성준이 패배했던 건 바로 상대방이 괴물 최연성이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하하.
그리고 앞서 말했던 기사 때문에 주목을 받은 서경종의 뮤탈 컨트롤은 확실히 수준급이었습니다. 경기 직후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오늘따라 뮤탈리스크 컨트롤이 잘 안 돼서 당혹스러웠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저게 잘 안 된 거면 평소에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해 지는군요.
Post Script.
인터뷰 기사 밑에 이런 리플이 있습니다. 보고 한참 웃었어요. 낄낄낄낄낄낄;;
"이병민의 단짝 친구 전상욱이 도와줬다니 ....."
"병민이는 저 없으면 힘들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거였군 전상욱 몰래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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